지난주 야간 조인 라운드를 다녀왔습니다. 저희가 두 명, 저쪽이 두 명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리듬이 안 맞았습니다. 진행 속도도 다르고 말수도 다르고, 서로 어딘가 불편한 채로 홀을 넘겼습니다.
그러다 저쪽에서 갑자기 규칙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내부 OB가 어떻고, 올해부터 어떻게 바뀌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문제는 제가 내부 OB가 무엇인지 몰랐다는 겁니다. 친구와 눈만 한 번 주고받고 태연한 척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바로 검색했습니다.
2026 골프 규칙 개정은 실제로 있었습니다. PGA 투어는 시즌 개막전인 소니 오픈부터 적용했고, 전체적으로 억울한 벌타를 줄이고 공정성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이 잡혀 있습니다.
그런데 검색하면서 알게 된 게 하나 더 있습니다. 이 변화들은 대부분 자동으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날 그 사람의 말도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던 셈입니다.

표준 규칙이 아니라 로컬룰의 문제다
이번 개정을 이해하는 핵심입니다.
2026년의 규칙 변화는 모든 골퍼에게 자동 적용되는 표준 규칙의 변경이라기보다, 대회를 운영하는 위원회나 골프장이 로컬룰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의 관점으로 이해하는 것이 맞습니다.
즉 골프장이 채택해야 적용됩니다. 채택하지 않은 곳에서는 예전 그대로입니다.
그래서 "올해부터 이렇게 바뀌었대"라고 말하는 순간 절반은 틀린 말이 됩니다. 어느 골프장이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 전제를 깔고 하나씩 보겠습니다.
잔디 좋은 골프장, 순위를 매길 객관적 기준은 아직 없다
주말 티타임에 20만 원 넘게 결제하고 첫 홀에 올라섰는데 인조 매트가 깔려 있으면 시작부터 기운이 빠집니다. 그래서 잔디 좋은 골프장을 미리 찾아보게 됩니다. 검색하면 순위 글이 쏟아집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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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OB를 티샷에만 적용할 수 있게 됐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변화입니다. 그런데 그 전에 내부 OB가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내부 OB란 무엇인가
보통 OB는 코스 바깥으로 나갔을 때 적용됩니다. 반면 내부 OB는 코스 안쪽에 그어놓은 OB 경계입니다. 주로 홀과 홀 사이에 설정됩니다.
1번 홀에서 쳤는데 옆에 있는 다른 홀 페어웨이로 넘어가면 OB가 되는 식입니다.
왜 만드나 — 지름길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도그렉으로 휘어지는 홀에서 옆 홀 페어웨이를 가로질러 치면 거리가 확 줄어듭니다. 실제로 선수들이 인접한 다른 홀의 페어웨이를 이용해 코스를 가로지르는 플레이를 막으려고 그 사이에 경계를 긋습니다.
무엇이 문제였나 — 내부 OB는 티샷을 막으려고 만든 것인데 기존에는 모든 샷에 똑같이 적용됐습니다. 티샷은 제대로 쳤는데 나무 뒤에 공이 박혀 옆으로 빼내려다 그 구역에 들어가도 OB가 됐습니다.
무엇이 바뀌었나 — 2026년 1월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모델 로컬룰 A-4.2는 위원회가 내부 OB를 티잉 구역에서 플레이하는 샷에만 적용하도록 설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습니다. 티샷 이후 그 구역에 들어가는 것은 OB로 처리되지 않습니다.
왜 바꿨나 — PGA 투어 경기위원회 부회장의 설명이 명확합니다. 내부 OB는 티박스에서 다른 홀로 샷을 쏘는 것을 막기 위함이지, 나무 뒤에서 트러블 샷을 하려다 잠시 그 구역을 이용하는 선수까지 벌하려는 의도는 아니라는 겁니다.
내 라운드에는 — 여기가 함정입니다. 골프장이 이 로컬룰을 채택하지 않았다면 기존처럼 티샷뿐 아니라 세컨드 샷이나 서드 샷이 들어가도 OB로 처리됩니다. 안전을 이유로 여전히 모든 샷에 적용하는 골프장도 있을 수 있습니다.
스크린골프와 필드 차이, 어느 쪽이 쉬운 게 아니라 어려움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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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이 움직인 줄 모르고 친 경우 1벌타로 줄었다
무엇이 바뀌었나 — 기존에는 2벌타였는데 1벌타로 경감됐습니다.
왜 바꿨나 —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벌어진 일에 무거운 페널티를 물리는 것이 과하다는 판단입니다. 이번 개정의 전반적인 방향인 억울한 벌타 줄이기와 맞닿아 있습니다.
내 라운드에는 — 벌타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항목이라 실제 스코어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남이 만든 피치 마크에 박혀도 구제받는다
무엇이 바뀌었나 — 타인이 만든 수리되지 않은 피치 마크에 볼이 박힌 경우에도 무벌타 구제가 허용됩니다.
왜 바꿨나 — 페어웨이 한가운데로 잘 보냈는데 앞 팀이 수리하지 않고 간 자국에 공이 박히는 상황이 있습니다. 자기 잘못이 아닌데 손해를 보는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내 라운드에는 — 디봇에서 치는 상황도 비슷하게 억울한데, 아마추어 라운드에서는 "조금 빼놓고 칠게"라고 선언하고 치는 것이 크게 문제되지 않는 편입니다. 다만 선수들이 겨루는 경기에서는 다릅니다.
드라이버 샤프트 강도, 40g대 X가 60g대 R보다 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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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발적으로 손상된 클럽을 고칠 수 있다
무엇이 바뀌었나 — 고의적 손상을 제외한 모든 우발적 손상에 대해 수리 및 교체가 허용됩니다.
왜 바꿨나 — 라운드 중 의도치 않게 클럽이 손상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나무를 맞히거나 카트에서 떨어뜨리는 식입니다. 이때 남은 홀을 손상된 클럽으로 계속 쳐야 하는 건 과하다는 판단입니다.
주의할 점 — 화풀이로 클럽을 부수는 것 같은 고의적 손상은 여전히 제외됩니다.
구제 대상 시설물의 범위가 넓어졌다
무엇이 바뀌었나 — 기존에는 스프링클러 헤드가 대표적인 구제 대상이었는데, 장해물 제거 흔적 등으로 구제 대상 시설물의 범위가 확대됐습니다.
왜 바꿨나 — 코스 관리 과정에서 생긴 흔적 때문에 플레이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골퍼의 잘못이 아닌 상황이라 구제 범위에 포함시킨 것입니다.
내 라운드에는 — 공이 이상한 자국 위에 놓였을 때 구제를 요청할 여지가 넓어졌다고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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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내 라운드에 적용되는 건 몇 개인가
여기까지 다섯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관련 보도에서는 전체적으로 여섯 가지 정도의 변화가 있다고 언급되는데, 공개된 자료에서 구체적으로 확인되는 것은 위 항목들입니다.
중요한 건 개수가 아닙니다. 이 중 오늘 내가 가는 골프장에 적용되는 게 몇 개인가입니다.
모델 로컬룰은 모든 골프장에 강제되는 것이 아니라 각 골프장이 상황에 맞춰 채택 여부를 결정합니다. 그래서 같은 해에도 골프장마다 적용 범위가 다릅니다.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것도 이 부분입니다. 규정 변화가 골퍼에게 유리한 것은 맞지만 "이제 내부 OB는 티샷만 조심하면 돼"라고 단정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겁니다.
바다 보이는 골프장, 한국에 드문 건 지형이 아니라 규제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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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하는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그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라운드 전에 스타트 하우스 앞의 로컬룰 게시판이나 스코어카드의 세부 규정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이게 억울한 벌타를 피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그리고 이건 이번 개정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앞서 다룬 프리퍼드 라이나 OB 2벌타 드롭 같은 것들도 전부 같은 성격입니다. 정식 규칙과 내 라운드 사이에는 언제나 로컬룰이라는 층이 하나 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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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 설명은 분기마다 업데이트된다
한 가지 더 알아두시면 좋은 게 있습니다.
R&A와 USGA는 골프 규칙을 보다 공정하고 명확하게 적용하기 위해 매년 분기마다 규칙 설명을 업데이트합니다. 1월과 4월, 7월, 10월입니다.
대한골프협회는 이 내용의 번역본을 홈페이지에 공개합니다. 그러니 정확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협회 홈페이지에서 원문 번역을 확인하시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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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자동 적용이 아닙니다. 대부분 골프장이 로컬룰로 채택해야 적용됩니다
- 내부 OB는 코스 안쪽에 그은 OB입니다. 옆 홀을 가로지르는 지름길 플레이를 막으려고 만듭니다
- 내부 OB를 티샷에만 적용하는 옵션이 생겼습니다. 다만 채택 여부는 골프장이 정합니다
- 볼이 움직인 줄 모르고 친 경우 2벌타에서 1벌타로 줄었습니다
- 남이 만든 피치 마크에 박혀도 무벌타 구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 우발적 클럽 손상은 수리와 교체가 허용됩니다. 고의는 제외입니다
- 구제 대상 시설물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 확인은 스코어카드와 로컬룰 게시판에서 합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검색을 마치고 나니 조금 억울했습니다. 그날 저쪽이 말한 내용도 정확하지는 않았거든요. 자동으로 바뀌는 게 아니라 그 골프장이 채택했느냐가 먼저인데, 그 부분은 아무도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그 자리에서 따질 일도 아니었습니다. 라운드 중에 규칙을 두고 다투는 것만큼 분위기를 망치는 것도 없으니까요.
대신 이제는 되물을 수 있게 됐습니다. "올해부터 규칙 바뀌었대"라는 말을 들으면 한 가지만 확인하면 됩니다. 여기가 그 로컬룰을 채택한 골프장인가. 그 답에 따라 오늘 내 라운드의 규칙이 정해집니다.
참고자료
KGA - 대한골프협회
Clarifications 골프 규칙에 대한 설명(Clarifications) 2026년 1월 발표 2023년 골프 규칙에 대한 설명(2026년 1월 업데이트).pdf
www.kgagolf.or.kr
KGA - 대한골프협회
골프 규칙을 제정하는 로열앤드에인션트골프클럽(R&A)과 미국골프협회(USGA)가 2026년 1분기 골프 규칙 설명을 업데이트했다. R&A와 USGA는 지난 1일 업데이트된 ‘2023년 골프 규칙 설명(Additional Clari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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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 설명은 분기마다 업데이트되며, 모델 로컬룰의 채택 여부는 골프장과 대회 위원회가 결정합니다. 정확한 적용 범위는 해당 골프장의 안내와 협회 공식 자료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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