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이었습니다. 기획 2팀과 스크린골프 대결이 잡혀 있었습니다. 2대2였고 진 팀이 저녁을 사기로 했습니다.
매장에 도착해 와이셔츠를 바지에서 빼고 구두를 벗었습니다. 그리고 대여용 골프화를 신었습니다.
신발이 작았습니다. 그런데 참았습니다. 경기력을 위해서요. 우리 팀의 승리를 위해서는 작은 신발보다 골프화라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날 공이 잘 맞았습니다. 칩인버디까지 나왔고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골프화를 신길 잘했다.
그런데 나중에 궁금해졌습니다. 정말 골프화 때문이었을까요.

골프화를 신는 첫 번째 이유는 밑창입니다
먼저 원리부터 봐야 합니다.
한 골프 매체의 설명이 명확합니다. 골프화를 신는 첫 번째 이유가 바로 밑창이고, 접지력 때문입니다. 그리고 축구화의 스파이크와 마찬가지로 골프화 역시 견고한 하체를 구축하기 위해 밑창을 그렇게 만듭니다.
즉 골프화는 발을 보호하는 신발이 아니라 하체를 고정하는 도구입니다.
임팩트 때 발에 걸리는 압력이 체중의 185퍼센트입니다
여기에 구체적인 숫자가 나옵니다.
임팩트 때 발에 가해지는 압력은 체중의 무려 185퍼센트이고, 18홀을 걷는 동안 누적 압력의 평균치가 약 3,600톤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밑창의 역할이 정확히 여기서 나옵니다. 스파이크가 이 압력으로부터 몸이 흔들리는 현상을 막아주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체중별로 계산해보면 감이 옵니다.
- 60킬로그램 — 약 111킬로그램의 압력
- 70킬로그램 — 약 130킬로그램
- 80킬로그램 — 약 148킬로그램
- 90킬로그램 — 약 167킬로그램
즉 몸무게가 나갈수록 발에 걸리는 절대 압력이 커집니다. 같은 스윙을 해도 80킬로그램인 사람은 148킬로그램의 힘을 발바닥으로 버텨야 합니다.
그리고 그 순간 발이 밀리면 그 힘이 공으로 안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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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여기서 핵심 질문이 나옵니다. 매트 위에서 치는 스크린골프에도 이게 적용될까요.
적용됩니다. 그리고 근거가 기기 안에 있습니다.
앞서 다룬 것처럼 골프존 투비전NX는 모션플레이트에 체중이동 센서를 넣어 어드레스와 백스윙탑, 임팩트, 피니시 네 단계의 체중 배분을 보여줍니다.
즉 스크린골프 기기가 체중이동을 측정합니다. 측정한다는 건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는 뜻이고요.
당연합니다. 스크린에서도 같은 클럽으로 같은 스윙을 합니다. 공이 날아가는 곳이 화면일 뿐 몸이 하는 일은 똑같습니다. 임팩트 순간 체중의 185퍼센트가 발에 실리는 것도 같습니다.
앞서 다룬 것처럼 골프 스윙은 하체에서 만든 힘을 상체 회전으로 전달하는 동작입니다. 그리고 지면을 밟고 버티는 힘이 그 출발점입니다. 야구 선수들이 골프에서 장타를 치는 이유로 회전력과 지면 반력이 지목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고요.
스크린이라고 지면이 없어지는 게 아닙니다.
그럼 스크린에서 골프화가 필수인가
여기서 정직하게 답하면 아닙니다.
스크린골프 안내 자료들의 공통된 설명이 이렇습니다. 골프화를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이용 자체는 가능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매장이 장갑과 골프화를 사이즈별로 대여해줍니다.
권장되는 것도 골프화 자체는 아닙니다. 바닥에서 중심을 잡고 스윙해야 하다 보니 밑창이 안정적인 운동화나 스파이크리스 골프화가 훨씬 편하다는 겁니다.
즉 필요한 건 골프화라는 물건이 아니라 밑창의 안정성입니다. 밑창이 단단하고 접지가 되는 운동화면 그 역할을 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밑창이 무른 신발이나 슬리퍼는 곤란합니다. 그날 발에 실리는 130킬로그램이 신발 안에서 흡수돼버리면 하체가 고정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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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작은 신발은 어떨까요
여기가 제가 나중에 마음에 걸린 부분입니다.
골프화의 역할이 하체를 고정하는 것이라면, 발이 신발 안에서 편해야 그 역할이 성립합니다.
작은 신발을 신으면 발가락이 눌리고 체중을 발 바깥쪽으로 옮기게 됩니다. 반대로 큰 신발은 발이 신발 안에서 미끄러집니다. 어느 쪽이든 지면과 발 사이가 아니라 발과 신발 사이에서 밀림이 생깁니다.
즉 사이즈가 안 맞는 골프화는 밑창의 장점을 스스로 깎아먹습니다.
그날 저는 작은 신발을 참고 신었습니다. 그리고 골프화라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다시 보면 그 판단이 맞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체중이 무거운 사람과 가벼운 사람
숫자를 놓고 보면 갈리는 지점이 있습니다.
체중이 무거울수록 발에 걸리는 절대 압력이 큽니다. 90킬로그램이면 임팩트 순간 167킬로그램입니다. 그만큼 밀리는 힘도 커지니 밑창이 받쳐주지 않으면 손해가 큽니다.
체중이 가벼운 경우는 다른 이유로 중요합니다. 절대 압력은 작지만, 앞서 다룬 것처럼 비거리는 하체에서 만든 힘을 얼마나 전달하느냐에서 나옵니다. 만들 수 있는 힘이 적을수록 새는 힘이 없어야 합니다.
다만 여기는 조심해서 말씀드려야 합니다. 체중이나 성별에 따라 신발 효과가 얼마나 다른지를 측정한 자료는 찾지 못했습니다. 위 내용은 압력이 체중에 비례한다는 사실에서 나오는 추론이지 실험 결과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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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챙기면 좋은 것들
경험에서 배운 것과 자료를 합치면 이렇습니다.
대여 골프화는 사이즈를 먼저 확인하세요. 매장에 도착해서 남은 사이즈를 받는 것과 미리 확인하는 것은 다릅니다.
여분 양말을 챙기면 좋습니다. 여름에 샌들이나 슬리퍼를 신고 갔다가 대여용 골프화를 맨발로 신어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양말 하나면 해결됩니다.
매장 비치 물품은 공동 사용물입니다. 골프저널의 지적처럼 골프채와 골프화, 장갑을 함부로 쓰는 건 곤란합니다. 깔끔하게 쓰고 제자리에 두는 게 맞습니다.
매장마다 조건이 다릅니다. 대여 물품과 신발 이용 조건이 다르니 예약할 때 한 번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밑창이 단단한 운동화가 있다면 그걸 신어도 됩니다. 굳이 대여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날 칩인버디는
처음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그날 칩인버디가 골프화 덕분이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스크린에서 칩인은 운이 크게 작용하고, 그날 컨디션이 좋았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확실한 게 하나 있습니다. 와이셔츠를 빼고 구두를 벗고 신발을 갈아 신는 그 과정이, 일하는 사람에서 골프 치는 사람으로 넘어가는 절차였다는 것입니다.
셋업이 편해지면 마음이 편해지고, 마음이 편하면 스윙이 달라집니다. 그게 물리적 효과가 아니라 심리적 효과라 해도 효과는 효과입니다.
그리고 앞서 본 것처럼 밑창이 하체를 고정한다는 원리 자체는 스크린에서도 유효합니다. 완전히 착각은 아니었던 셈입니다.
다만 작은 신발을 참고 신은 건 다음부터 안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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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골프화를 신는 첫 번째 이유는 밑창이고 접지력 때문입니다
- 임팩트 때 발에 걸리는 압력이 체중의 185퍼센트입니다. 80킬로그램이면 148킬로그램입니다
- 밑창은 그 압력에서 몸이 흔들리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 스크린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골프존 기기가 체중이동을 네 단계로 측정합니다
- 필수는 아닙니다. 밑창이 안정적인 운동화면 그 역할을 합니다
- 사이즈가 안 맞으면 오히려 손해입니다. 발과 신발 사이에서 밀림이 생깁니다
- 여분 양말과 사이즈 확인은 챙길 만합니다
스크린에서 골프화를 신을지 말지는 결국 각자 정할 문제입니다. 다만 그게 아무 의미 없는 행동은 아니라는 것 정도는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발에 실리는 130킬로그램은 화면 앞에서도 똑같이 걸립니다.
참고자료
- 아시아경제, "골프화 '바닥의 진화'"(골프화를 신는 첫 번째 이유가 밑창과 접지력이라는 설명, 임팩트 시 체중 185퍼센트 압력과 18홀 누적 3,600톤, 밑창이 흔들림을 막는 역할) — https://www.asiae.co.kr/article/2015040207445060393
- LET'S GOLFZON, "차원이 다른 투비전NX의 편리함"(모션플레이트 체중이동 센서와 어드레스·백스윙탑·임팩트·피니시 4단계 측정) — https://story.golfzon.com/1968
- 스크립트, "스크린 골프 입문자를 위한 기본 매너와 준비물 정리"(밑창이 안정적인 운동화나 스파이크리스 권장, 여름철 대여 골프화와 여분 양말) — https://tiscript.com/entry/스크린-골프-입문자를-위한-기본-매너와-준비물-정리
- 박뜨아 데이터 골프 연구소, "스크린골프 처음 가는 법"(골프화를 처음부터 구매할 필요가 없다는 점, 매장별 대여 물품과 신발 이용 조건 차이) — https://parkddua.com/screen-golf-first-time-guide/
- 골프저널, "스크린골프 이용 이것만은 꼭 지키자"(매장 비치 골프채·골프화·장갑의 공동 사용 물품 성격) — https://www.golfjournal.co.kr/news/articleView.html?idxno=4268
- 후리고, "스크린골프 처음"(장갑과 골프화의 사이즈별 대여 운영) — https://hureego.com/entry/스크린골프-처음-이용방법-기계조작-초보팁
인용한 압력 수치는 보도에 소개된 연구 결과이며, 체중별 계산은 그 비율을 단순 적용한 것입니다. 체중이나 성별에 따른 신발 효과의 차이를 측정한 자료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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